GYEONGGI
경기도 미술관 소장품전
<잘 지내나요?> 상설전시
Gyeonggi Museum of Modern Art
<How are you feeling today?>
2023/03
‘잘 지내나요?’라는 문장 안에는 단순한 안부 인사가 아닌, 우리를 둘러싼 관계 속에서 부유하는 복잡한 감정들을 담고 있다. 예상치 못한 역병이 전 세계를 덮친 지금, 우리 모두는 치열한 전쟁을 치르고 있으며 끝없이 확산하는 공포 속에 지쳐가고 있다. 이 불안정한 시대를 관통하는 안부의 인사란 어떤 모습이며, 또 어떻게 해석되어야 하는가. 본 전시는 혼합 매체, 조각, 영상, 문학, 회화 등 예술이 동시대와 공감하고 관계를 맺는 방식 그리고 일상을 포착하는 방식을 공유한다. 매체는 다르지만 각기 다른 ‘위로의 방식’을 관객에게 건넨다.
집단적 고립의 시대를 살아가는 모두에게 상처, 불안, 두려움, 공포, 외로움에 시달리는 개인들의 재난에 위로를 건네는 전시로서, 진정한 위로에 대해 깊이 고찰하고 이야기해보는 시간을 함께하고자 한다. 예술이 흐르는 공간 속에서 관객은 다양한 매체의 작품들을 만나며 스스로에게 위로를 건네고 깊이 공감하는 고요한 시간을 갖게 된다.
전시의 시작을 알리는 오뚝이를 따라 미술관을 거닐다 보면, 어느새 중앙 로비에 도착한다. 어느 동선을 따라 걷더라도 모든 오뚝이들을 마주할 수 있도록 세심한 고민과 설계를 통해 작품들을 배치하였다. 동선을 일정하게 지정하는 것이 아닌, 관람객이 자유롭게 유영하듯 전시를 관람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함이다. 중앙 로비에 배치된 서문과 그래픽은 안부를 묻는 종이 엽서를 모티프로 하여 제작하였는데, 이는 미술관으로 들어오는 따뜻한 햇살과 어우러져 산뜻한 초록의 기운을 내뿜는다. ‘위로’라는 이번 전시의 의미를 상기시키는 중요한 도구가 된다.
로비를 따라 이동하면 미디어 작품을 감상할 수 있는 암실이 위치하고 있다. 풍부한 사운드와 선명한 화면, 적절한 위치에 배치된 좌석은 온전히 작품에만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여 관객들에게 작품에 대한 진한 인상을 심어줄 수 있다.
회화 작품들은 작품의 크기와 시야각 등을 적절히 계산하여 조명을 배치하고 기존 가구의 위치를 옮겨 관람 동선에 방해되지 않도록 하였으며, 앉아서도 작품을 가장 아름답게 관람할 수 있도록 세심하게 배려하였다. 또한 미술관 내 햇빛이 닿지 않는 곳곳엔 황금빛 버섯들이 자라나고 있는데, 각 작품의 컨셉과 특성을 고려하여 독립성을 충분히 확보하는 동시에 관객의 시선도 배려하는 미인터내셔날의 섬세한 디스플레이를 보여주는 대목이다.
창가 공간에는 문학 필사 후 창에 붙여 기념하는 관객 참여 프로그램을 구성하였다. 커다란 유리창을 통해 가득 들어오는 햇빛이 페이퍼를 만나 아름다운 그림자 패턴을 만들어내도록 기획하였다. 기록이 쌓이면 쌓일수록 견고해지는 패턴은 공감의 의미를 극대화하는 감성의 매개이자 관객 간 조용한 위로를 나누는 애정의 도구가 된다.
예술이 동시대와 공감하고 관계를 맺듯이, 이번 전시를 통하여 코로나19 극복이라는 동시대 이슈와 예술 작품의 힘이 연결되어 사람들의 마음에 따뜻한 위로를 건네는 계기가 되길 희망하며, 문화상생과 탄소중립 등 미술관의 사회적 역할이 충족되는 뜻깊은 전시가 되었으면 한다.
PROJECT INFO
Project title: How are you feeling today?
Location: Gyeonggi, Korea
Year: 2023
Design Studio: MEEINTERNATIONAL (www.meeint.com)